대선을 13일 남긴 12월 6일 오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캠프가 꾸려진 서울 영등포 민주당사에는 침묵이 가득했다. 전날 문 후보가 서울 용산에 있는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집에 찾아갔다가 문전박대를 당하고 온 직후라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았다. 오후 3시20분. 진성준 캠프 대변인이 단상에 올라섰다. “오늘 오후 4시20분 달개비에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회동한다. 오후 1시경에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와서 두 분이 서로 통화를 했다.” 달개비는 덕수궁 옆이자 성공회 건물 바로 옆에 있는 식당. 캠프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지리한 단일화 협상을 이어오던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지난 11월23일 갑작스레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안 후보는 서울 종로구 공평동 캠프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단일화 방식은 누구의 유불리를 떠나 새 정치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뜻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여기서 더 이상 단일화 방식을 놓고 대립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안 후보의 말대로 이날 돌연 사퇴를 선언하기 직전까지도 야권 단일화 협상은 국민의 뜻, 심지어 야당 지지자들의 뜻에도 부응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1년여간 뜸을 들이던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출마 선언을 한 게, 10월 19일이면 한 달이 된다. 정치권을 혁신하겠다고 나선 만큼 대중의 기대도 컸다. 하지만 10여년간 대선 후보로서 검증을 받아온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와, 5년간 청와대에 있으면서 공직생활을 했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대 교수와 벤처기업 CEO를 했던 안 후보는 검증의 잣대를 접할 기회가 없었다. 세 후보 중 지난 한 달간 가장 혹독한 검증의 잣대가 안 후보에게 가해진 것도 어찌 보면 이제 막
“에이씨…” “아, 찰스!”9월 13일 오후 5시8분. 약 500명이 상주하고 있는 서울 여의도 국회 기자실 이곳저곳에서 갑자기 한숨 섞인 탄식이 들려왔다. ‘삐링삐링’ 하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알림음이 동시에 여기저기서 울리고 난 직후였다. 대부분의 기자들이 그날의 마감을 끝내고 막 한숨을 돌리고 있던 차였다.“ 유민영입니다. 안철수 원장-박원순 서울시장 만남 관련, 메일 참고해 주세요.”‘왜 하필 마감 다 끝내놓고 나니까 이러는 거야?’ 입이 튀어나온 기자들이 이메일을 열어보지만 역시나 자세한 내용은 없다. ‘다음과 같은 말씀
지난 9월 6일 오후 민주통합당의 정치적 근거지인 광주·전남에서 대선 후보 지역 순회경선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무렵, 장내를 술렁거리게 만든 뉴스가 터져 나왔다.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측근인 금태섭 변호사가 “새누리당으로부터 대선 불출마 협박을 받았다”는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다음날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진상조사위원회를 만들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정면 겨냥해 ‘공포정치’ ‘유신의 부활’이라며 집중포화를 쏟아부었다.하지만 광주 경선 현장에서 당시 이 소식을 처음 들은 문재인 캠프 한 핵심 의원의
“제일 위험한 건 동지로 위장해 세작(간첩)질을 일삼은 일군의 세력이다. 조봉암(1956년 진보당 창당 후 1958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사형)의 진보당은 프락치들의 분열 공작에 사분오열돼 스스로 붕괴됐다.” 지난 5월 2일 통합진보당(약칭 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신석진 대표비서실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이는 4·11 총선 비례대표 부정선거 사태로 지난해 12월 창당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진보당의 민노당 출신 당권파의 의식구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여기서 ‘간첩질’을 하고 있는 세력은 바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스스로를 ‘김밥 인생’ ‘비타민 인생’이라고 부른다. 올 1월 15일 있었던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를 준비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식사는 이동 중에 차 안에서 김밥으로, 체력은 각종 비타민과 영양제로 챙겨온 지 벌써 4개월이 넘었다.지난 4월 4일 대전지역 유세 도중 지하철을 탄 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하루에 열두세 번 연설을 하니 (목이) 안 된다. 내가 내 몸이 아니야. 목 때문에 걱정”이라고 했다. 한국 나이로 69세인 한 대표는 3월 21일 목감기 증상인 ‘급성인두염’을 진단받고 급히 서울 신촌 세브란
지난 3월 10일 한명숙 민주통합당(약칭 민주당) 대표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밤12시부터 오전 4시까지 새벽 회동을 통해 4·11 총선 야권(野圈) 연대 협상을 타결했다. 전국 단위 선거로는 사상 최초로 야권이 모든 지역구에서 단일 후보를 내세워 새누리당과 1 대 1 대결을 펼치게 된 것이다.적게는 수백 표 차로 당락이 결정되는 초박빙 양상의 수도권 선거에서 야권연대는 총선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더불어 지난해 12월 ‘원내교섭단체 20석’을 목표로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탈당파인 ‘새진보 통합연대’가 모여 만
4월 11일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은 경쟁적으로 청년을 앞세우고 있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타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열풍을 이끌고 있는 2030세대들을 우군(友軍)으로 삼기 위해서다. 특히 트위터의 위력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야권(野圈)에서 ‘청년 바람’이 거세다. 민주통합당(약칭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은 각각 전 국민 경선인 이른바 ‘슈퍼스타K’ 방식으로 청년 비례대표 후보를 뽑아 당선 가능권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4월이면 야권에서 20, 30대 국회의원이 나오
한국 선거 지형에 일대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오는 1월 15일 민주통합당이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 6명을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실시할 예정인 모바일 투표가 선거 문화를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투표소 현장에 가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장소에서 투표를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직접 민주주의의 혁명’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하루에 7만명씩 접수지난 12월 16일 시민사회 진영의 시민통합당과의 합당을 통해 탄생한 민주통합당은 오는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이끌게 될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기존 당원과 일반 시
야권통합 추진모임인 ‘혁신과통합’의 이용선 상임대표에게 얼마 전 전화를 하자 이 대표는 “어느 쪽 일로 전화를 했느냐”고 물었다. 이 대표는 ‘혁신과통합’ 6명의 상임대표 중 한 명이자, 대북지원 시민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대표이면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를 맡았었다. 10·26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박영선 의원(민주당)과 박원순 당시 시민단체 후보의 단일화 때 공동경선관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어느 쪽 일로’라는 질문은 이용선 대표가 여러 일을 동시에 하고 있다는 뜻이었다.혁신과통합은 정치조직이다. 전국 지역별로 모임을
회원 20만명, 매달 회비를 내는 회원만 3만여명, 지난해 후원금만 약 50억원. 9월이 되면 설립 2주년을 맞는 노무현재단의 몸집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만큼 이 단체가 받는 관심도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재단을 이끌고 있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한 여론의 주목 때문이다. 문 이사장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8월 둘째 주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6주 연속 상승하며 처음으로 두 자릿수인 11.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같은 조사에서 9.9%에 머문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제치고 문 이사장은 야권 잠룡 중 대선 후보 지